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풍경소리

WIND BELL

이 도시락 꼭 먹고 와야 한다

글 :  천진암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스크랩
"노는데 만, 정신이 팔려서 또 잊어버리지 말고, 이 도시락 꼭 먹고 와야 한다 !"

"밥은 꼭 꼭 씹어서 천천히 먹어! 목이 막히면, 물에 말아서 고추장 장아찌 조각 하나씩하고 먹고! 노는데 만 정신이 팔려서 또 잊어버리고 그냥 가지고 오지 말고! 이 도시락 꼭 먹고 와야 돼 !" 어머니가 애틋한 [자녀 사랑]으로 만들어서, 반찬하고 함께 잘 싸서, 책가방에 넣어주시는, 이런 도시락을 어디 가서 사먹을 수가 있으랴 ?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도시락만은 꼭 먹이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자신이 낳아서 키우고 있는 자기 아이가 먹을 음식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 것을 못 마땅해 하는 어머니들이 적지 않다. 세살적 버릇이 여든 살까지 간다는 말은, 어린 시절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하는 것이다.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만이 교육이 아니다.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도시락은 단체 급식이 대신할 수 없는 의미와 가치와 효력과 교훈이 넘치는 교육교재이며, 학습이다.

어린 학생들이 아침과 저녁은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어머니와 함께 먹는다. 이렇게 어린이들은 음식으로만 자라지 않고, 음식 속에 깃들어 있는,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살며, 사랑을 배우며 자란다. 아무리 잘 해 주어도, 외할머니 집이나 이모네 집에 가서 여러 날 있다가 오는 어린이를 보면서, 어머니들은 종종 어딘가 좀 아이가 집에 있을 때보다 꺼칠해져서 온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아니고, 먹을 때도 어머니와 떨어져서 먹는, 이른 바, 단체 급식이 친구들과 재미있고 사회 공동체 경험도 쌓고 하여 유익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지는, 그러한 점심은 아니다. 다 자라서, 군대에 들어가서 전우들과 함께 먹는 급식과는 다르다. 어린이들은 도시락 속에 들어있는 어머니의 사랑을 먹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이든, 유상급식이든, 전면실시든, 부분실시든간에,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도시락]이 아주 사라져서, 박물관의 수장고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경제적 이익이나, 경영상의 능률은 확대될지 모르지만, 어머니의 따뜻하고, 포근하고, 믿음직하고, 흐뭇하고, 늙어서도 그리워지는 [사랑의 교육]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 급식] 문제는, 경제적인 예산문제나, 정치적인 사회제도 문제로만 보기에 앞서서, [아동 교육(Pedagogia)]상의 문제로도, 각 가정 사정에 따라, 꼭 우선 검토해야만 할 문제가 아닐까? 고아원 원아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부품제조에 一助가 되는 길이 되지는 말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늙도록 지니게 되는 [어머니의 사랑]과 가정적 인간성 함양에는,,,? 글쎄! 일률적인 획일주의에는 장단점이 다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양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되는 사항이 무엇인지 모르면 안될 것이다. Msgr. Byon
입력 : 2011.08.23 오전 12:43:32
Copyright ⓒ 변기영 몬시뇰 사랑방 Servant Hall of Msgr. Byo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