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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겨레가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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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난 집에 와서 장사(葬事) 술 가지고 친구 사귀는 김선달은,,,.

글 :  변기영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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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상난 喪家에 弔問한답시고 찾아와서, 장사(葬事) 술 가지고, "내 술도 한잔 받게" 하며, 친구 사귀려는 김선달이 장례(葬禮)에 온 조문객으로서의 道理는 念頭에도 없고, 선거 때 자신의 지지표라도 한장 더 받으려고  조문객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라도 알리기 위하여, 초상집을 무대로 삼아, 대목장을 보려는 생각만이 차고 넘친다. 亡人과 그 유족들에 대한 애도의 정이나 예의가 전혀 없으니, 망인과 그 가족들에게 失禮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에 관심도 없고, 본 적도 없던 관계니, 그 동안 소홀히 한 점을 되새기며, 좀 더 죄스러워해야 할 수도 없지는 않지만  ! 그러나 굉장한 弔花들이 요란하게 가득차 있는 영안실 통로와는 달리, 故人에게 고독한 黃泉 길 중에도 가장 힘들다는  重泉 길이 되지 않도록, 은총을 빌어주는 순수하고 진솔한  신앙인들이 아쉬운 喪家가 아니랴? 종종 교회나 성당의 장례식도 외부로 들어나는 형식적인데 너무 치중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래서 최근 천주교회 일부 성당에서는  사제나 주교의 장례식에 과도한 조화를 사양하기도 한다.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 제단이 弔花 한두개로 좌우를 꾸몄었고, 聖 요한바오로 2세 교황의 장례식 날, 교황의 시신 관은 베드로 대성당 마당 땅 바닥에 놓은 채로  바티칸과 로마 시내를 붐비는 7백만 조문객들이 장례미사를 올렸다.  1883년 5월 초,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가 빅돌 위고는  자신의 딸과 사위 바께리에게 보낸 遺書에서,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하고, 의미 있는 한마디 유언을 남겼다. 좀 풀어서 譯述해 보면,

내가 죽거든, 모든 교회, 어디서도  죽은 나를 위해 바치는 장례식이나 기도를 거절하는 바이니, 하지 말아다오,  그러나 모든 영혼들에게 한마디 기도만은  모두가 바쳐 주기를 청할 따름이다. 나는 하느님을 믿는다 ! (Je refuse l'oraison de toutes les églises,    Je demande une prière à  toutes les âmes, Je crois en Dieu.) -빅돌 유고 -

      빅돌 위고는, 이 유언서를 보내고나서 약 3개월 후, 1883년 8월 2일에, 그 위대하고 찬란하던 펜을 놓고 세상을 떠났다. 自古로 喪家에서는 哀悼함을 다하고, 제사 때에는 엄숙함을 다해야 한다고 (喪則之其哀, 祭則之其嚴 - 四禮便覽) 하였으니,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영혼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또 애통해 하는 가족들을 위하여, 진심으로 정성껏 기도하기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겠다.

     오늘의 우리 인류 모두가, 특별히, 오늘의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지금, 같은 세월호에 타고 있지 않은가? 자신만을 위하는 지독한 이기주의와, 돈만을 바라보는 무서운 황금주의 化身들이 남들과 배를 버리고 떠나는 비극의 운명 시각이 우리를 향하여도 달려오고 있는  느낌이다. 나라도, 사회도, 가정도, 단체도, 교회도, 모두 자신의 개인 이익을 위하여는, 公益에 어떠한 피해를 끼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고방식과 생활 자세를 지닌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같은 이들이, 오늘도 우리 곁에 여기저기 비일비재 하지 않는가? 아니, 우리 모두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과 얼마나 다른가?, 깊히, 진솔하게 묵상해보자 !   Msgr. Bky


                                                                              


입력 : 2014.05.18 오후 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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